[김혜자]
그 쪽은 진짜 열심히 살았네요.
음 나는 자신도 없고, 뭘 해야할 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내가 처음 몇 번 빼놓고는 방송국에 지원서 낸 적도 없다?
그게 몇 번 떨어지고 나니까 내가 어느 정돈지 감이 오더라구.
면접 볼 때도 면접관이 나한테도 물어보긴 하는데 이게 예의상 물어보는 건지 아닌지 알겠더라구.
될 만한 애들한테는 일단 웃어요.
걔네가 뭔 얘기를 하는지는 막 중요하지 않아요.
근데 난 내가봐도 그 정도는 아니야. 좀 후져.
근데 또 그걸 막 인정하는게 너무 힘들어. 왜?
나는 내가 너무 애틋하거든.
나는 내가 제발 좀 잘됐으면 좋겠는데 근데 애가 또 좀 후져.
이게 아닌거는 확실히 알겠는데 근데 또 이걸 버릴 용기는 없는거야.
이걸 버리면 또 다른 꿈을 꿔야 되는데 그 꿈을 못 이룰까봐 겁이 나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나운서 같은 헛된 꿈꾸지 말고 그 쪽처럼 열심히 일이나 할 걸.
그랬으면 돈이라도 벌었을텐데.
엄마 아빠 고생도 좀 덜 시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