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
내가 노을 마니아라고 혔지?
나한테 노을을 발견시켜준 사람이 바로 너여.
이 동네에 태어나 살믄서 수도 없이 봐온 노을인디 난 노을이 그런건지는 처음 알았어.
장엄하면서도 이쁘고, 이쁨서도 슬프고.
슬픈 것이 저리 고울수만 있다믄 더 이상 슬픔이 아니겄다..
생각함서 넋을 잃고 보는디 문득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
자는 언제부터 저 무덤에 앉아 혼자 노을을 보아왔을까...
그날부터 나도 노을을 사랑하기 시작혔고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것도 그때부터여.
그려서 처음 니가 병실에 들어섰을때는 솔직히 가슴도 뛰었었는디 사람이 영 배려부렀더라구.
그러지 말어. 그것은 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고향에 대한 예의도 아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