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병 치우며) 엄만 내가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거 알죠? 나, 나는 아무것두 할 수가 없는 사람이에요. 내 주변엔 사람이 있어본 적이 없어요. 병원에 있을 때 빼구는 그리구 발작은 아무 때나 일어나요.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업, 엄마두 알다시피 오죽해요? 그저 나 자신을 더 비참하게 느끼게나 하겠죠. 진실이예요. 그래요. 맞아요. (조용히) 옳아요. 엄만 할 수 없어요. 그리구 나 역시 아무것두 할 수가 없어요. 내 인생을 바꿀수두, 더 의미 있게두, 그저 이만하면 쓸 만하다 느끼게 조차 못해요. 아무것두 못해요. 그러나 내가 꺼버릴 수는 있어요. 막을 내려버리는 거예요. 듣구 싶지 않은 게 나올 때 라디오 끄듯이 말예요.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예요. 꺼버리는 것, 그건 내맘대루 할 수 있어요. 그리구 그 뒤 무슨 일이 일어날 건가를 난 알 수 있어요. 꺼버리면 멈출 거예요. 그래서 꺼버릴려는 거예요. 자 엄마, 우리 남은 시간이나 잘 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