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얼른 가버렸으면 좋겠어. 자기가 아직도 열일곱인 줄 알아. 엄마한테 나는 어려서부터 충치였어, 충치. 얼른 빼버리고 싶은 썩은 이빨. 트로트 유행가 가수가 내 노래를 알아듣겠어? 그리고 엄마야 원래 자기 노래 아니면 노래 취급도 안 하는 사람이야. 노래는 말이야, 힘이 있어야 되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 죽어 없어지는 노래가 있고, 시간을 뚫고 살아남는 노래가 있어. 진짜로 좋은 노래는 한 몇 년 사람들 혓바닥 사이사이로 굴러다니는 그런 쉰내 나는 유행가가 아니야. 진짜로 좋은 노래는 역사의 증언이야. 진실의 함성이야. 저항의 총소리야. 그러니까 가수는 말이야, 시대의 나팔수가 아니라, 시대의 저격수가 되어야 하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