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이런 일로 학교까지 오게 해서. 몇 시 차 타고 왔어? 이 시간에 오려면 꽤 일찍 출발해야 하잖아. 알아, 엄마 힘든 거. 나 엄마한테 바라는 거 없고, 그냥 하던 대로 엄만 엄마 인생 살고 난 나대로 살면 돼. 엄마가 키워줄 거야? 아니잖아. 나 혼자서 잘 키웠어. 응, 엄마 미워. 죽여 버릴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은 엄마 얼굴 칼로 긋고 싶었어. 거기서 솟아나는 피를 막 버무리고 싶었어. 그러면 엄마는 무릎 꿇고 빌겠지. 근데 웃긴다. 그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운다. 피 묻은 엄마 얼굴 상상하면서. 미안, 나 못됐지. 부탁이 있어. 제발 이것만 들어줘. 고등학교만 졸업하게, 엄마가 말 좀 잘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