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 저 변명 같은 거 하기 싫거든요. 맞아요, 옛날에 사귀던 남자. 대우 거실에 보일러 좀 틀어야겠던데요? 그렇게 홀딱 벗고 있다가 감기 걸리실까봐 내가 다 걱정이 되더라고. 미나 유치하게 왜 이래요. 대우 내가 원래 유치한 걸로 아시아 최강입니다. 유치해서 유치원 다녔고 유치하다고 유치장 갈 뻔 했어요. 좋아하는 시인 청마 유치환. 좋아하는 극작가 유치진. 좋아하는 꽃 유채꽃..? 미나 (화를 억누르고) 1년 전에 끝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여기까지 찾아왔네요.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 조금만 이해해 줬으면 해요. 대우 좋으시겠어요. 미나 뭐가요? 대우 (팔뚝을 들어 보이며) 이따 만한 게 그냥. 난 왜 거기에 볼링 핀이 달렸나 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