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남자독백대사 시 - 의사 진료실 / 낮 (미자가 문을 열고 들어와 의사 앞에 놓인 의자에 앉는다. 의사는 4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 예, 어디가 불편하세요? (팔을 흔드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해보세요. (의사가 시킨 대로 그녀는 팔을 앞뒤로 흔들어본다.) (의사가 이번에는 말없이 위로 올리라는 시늉을 한다. 그녀가 따라한다.) 아프세요? (의사는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보고만 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 천정의 전등을 가리킨다.) 전기요? 언제부터 그러세요? 아니, 말이 잘 기억이 안 나시는 거, 그게 언제부터요?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 예.. 팔이 저린 것은 혈액순환이 잘 안돼서 그러는 건데요.. 가벼운 운동 꾸준히 하시고요. 그것보다 단어를 잘 기억을 못 하시는 게 좀 기분 나쁘네요. 그거 별로 안 좋은 신호일 수 있거든요. 어쨌든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한번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예, 여기 있는 병원 말고 서울에 있는 병원이요. 내가 써 드릴께요. (처방전을 쓰고 있는 의사를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보고 있는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