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립니다. 재판장님.
재판장님은 잠시 피고인의 입장이 되셨습니다.
피고인처럼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들어주지 않는 처지가 되신겁니다.
50초만에 책상을 치고 화를 내셨습니다.
내가 하는 말을 다른 사람이 못 알아들으면 좀 더 큰소리로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 말도 못 알아들으면 더 큰소리로 말을 합니다.
그래도 못 알아들으면 버럭 화를 냅니다.
재판장님처럼 말이죠. 50초만에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일 50초가 아니라 50년동안 못 알아들었다면 어땠을까요.
화가나는 일이 많았을 겁니다.
피고인은 그때마다 소리 지르고 화를 내는 대신 기부를 해왔습니다.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을 위해 써 달라고 햇살원에 3000만원이상을 기부해왓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빛을 변재 할 수없어 햇살원 원장을 찾아가 돈을 꿔달라고 했을때
문전박대를 당했구요.
여러 번 참고 사정했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물론 욱해서 돈을 훔쳤다는 건 명백한 범죄입니다.
참았어야죠. 50년참은거 계속참았어야죠.
그런데말입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피고인주변에 한 사람이라도 그의 목소리를 들어줄 순 없었을까요?
한 번만이라도 피고인의 외침을 들어줬더라면 어땠을까요.
피고인을 이 자리에 서게 만든건 피고인 자신이 아니라 귀를 막은 우리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