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림, 돌아서 간다.
억관, 혜림의 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억관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나는 깡패구 당신은 피아노선생님이구,
나는 시커멓구 당신은 새하얗구,
나는 구리반지 하나 살 돈 없는 알거지구,
할 줄 아는 게 패구 맞는 거밖에 없구,
할 줄 아는 말이라는 게 쌍소리밖에 없구,
더럽구 치사하구 야비하구
비겁한 나 같은 놈이 어떻게!
억관, 되는 대로 말을 쏟아붓고
호흡을 고르지 못해 씩씩대고 있다.
혜림, 돌아와서 억관 앞에 선다.
억관, 뭐가 서러운 건지 눈물 철철
흘리며 엉엉 소리내서 운다.
억관 (울며. 발음도 제대로 안되는데)
나 근데..헤엄은 잘 쳐요.
당신이 물에 빠져두 나만 있음 걱정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