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여자독백대사 청담동 앨리스 - 세경
(어이없다는 표정의 승조 앞에 고개 푹 숙이고 앉아있는 세경)
리무진도 사정사정해서 다 뒤져봤는데... 기사분이 벌써 청소를 하셨다더라구요..
(세경, 온몸이 떨리는 듯한데.. 승조, 그런 세경 한심하게 보다가는 일어서려는데..)
(작게) 그래서 어쩌라구...
(보며)그쪽 말대로.. 테이스트가 후져 보이는 건.. 이런 만원짜리.. 이만원짜리 옷 때문이잖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싼 가방.. 옷.. 구두.. 그럼 안목이 후지단 소린 안 들었겠지.
그럼 사모 쇼핑심부름이나 하는 계약직이 아니라.. 정식 디자이너 될 수도 있는 거고..
(자조적으로) 그래.. 그러니까 어떻게 안 살 수가 있어.
가방 하나에 오백, 육백.. 월급 몇 배를 해도.. 빚내서라도, 연봉을 쏟아 부어서라도.. 어떻게 안 살 수가 있냐구.
아르테미스를 들어야 난 잘나가는 여자고, 잘 사는 여자고, 안목이.. 높은 여자로 보이는데!
가치?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무조건 비싼 거 들어야 대접받는데! 그렇게... 당신네들이 사기쳐온 거 아냐..?
(보다간 자조적으로) 처지...?
(억울하다는 듯)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처지라는 건.. (순간 눈물 고이며)그 처지라는 건.. 우리 부모님이고..
우리 부모님이 처지에 맞춰서 나한테 해준 것들이고..
내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 내가 어울려온 친구들... 그런 걸 말하는 건데...
(세경, 그대로 멍하니 가방 챙겨들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