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장마차 / 밤
국수 한 그릇 앞에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는 인환과 도훈.
인환 니 엄마 이해해야지. 평생 내가 아니라 너만 보고 산 사람인데. 남편한테 제대로 사랑 못 받아 너한테 그러는 거다. 다 내 잘못이지.
그런데… 이번엔 나도 니 엄마 맘이다.
내 곰곰이 생각해봤다. 산이… 이름이 산이라고 했지? … (소주 한 잔) 그 애 그렇게 된 거, 처음엔 가슴이 무너지다가도… 생각해보면 여기서 그만 정을 끊으라는 얘길 수도 있어. 지금은 서로 위하면서 버텨도, 살다보면 그 애가 비수가 돼서 서로를 꽂을 때가 온다. 사람이 그렇더라. 몹쓸 말이지만, 오히려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이 말이야.
그래…. 아이 때문에 결혼한다 치자. 누구 축복을 받겠냐? 니 직장에 숨기고, 매일 쉬쉬하며 유정이 뒤로 감추겠지… 그러다보면 서로 탓하고, 싸우게 돼있다… 상처주고, 서로 가슴 아픈 사이, 오래 갈 인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