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이 형님, 청아 여섯살때 말입니다.
엄마 세상 떴거든요. 먹을 게 없어서 아버지 따라 갔던 단동 주막집 할매한테 청아를 맡긴 적이 있습니다.
밥이라도 실컷 먹으라고, 밥하는 주막집에 맡겼어요. 근데 청아가 절 찾아왔어요.
단동에서 신의주까지 백리가 넘는 길을 퉁퉁 부은 눈으로 거지새끼 꼴을 하구요.
그리고 제 손에 눈깔사탕 3개를 쥐어줬어요.
저는 이제 눈깔사탕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래도 저는 잊어버리지 말라고. 오빠 동생,잊어버리지 말라고.
그러면서 돌아가는데 그때 제가 개새끼 같았습니다.
주막집에 동생 팔고 받은 십전으로 국밥에 고개 쳐박고 먹고 있는 제 꼴이 사람새끼가 아니더란 말입니다. 그때부터 제가 죽어도 제 목숨걸고 청아 지키겠다고 다짐했거든요.
사람노릇이 뭔진 모르겠지만, 동생 팔아먹는 놈말고 자식버리는 부모 말고 제 목숨 걸고라도 절대 내 핏줄 가족은 버리지 말자고 다짐했거든요.
그런데요 제가 청아를 잃어버렸습니다. 이 개새끼 신정태가 청아를 잃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