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 돌아보며)
절 욕하지 마세요.아버지가 뭘 아세요?
호적에도 올라 있지 않은 나를 학교에 넣으면서 엄마는 몇 날 몇 달을 우셨어요.
난 그때, 엄마가 왜 우는지도 모르고 그저 엄마 곁에서 따라 울었어요.
외삼촌 호적에 올라 겨우 학교에 들어간 어느날 아버지가 찾아 오셨죠.
옷이며 공책이며 한 아름 사 들고요.
얼굴도 모르던 아버지였지만 아버지란 말에 난 그저 좋았습니다.
아이들한테 자랑하려고 뛰어 나갔어요.
아버지 없는 애라고 놀려대던 아이들한테 자랑하려고요.
그리고 돌아온 집 방안에선 엄마한테 야단치는 소리가,학교고 지랄이고 다시 한번 찾아와 헛소리하면 그땐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마를때리는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때 난 생각했죠.
저런 아버지라면 없어도 좋다.저런 아버지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