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처음이라 – 이민기
그 짧은 문장에 서른이란
단어를 세 번이나 쓰다니…신피질의 재앙이네요.스무 살,서른,그런 시간 개념을 담당하는 부위가 두뇌 바깥 부분의 신피질입니다.고양이는 인간과 다른 게 신피질이 없죠.그래서 매일 똑같은 사료를
먹고, 매일 똑같은 집에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도 우울해하거나
지루해하지 않아요.그 친구에게 시간이란 건 현재 밖에 없는 거니까.스무
살이니까,서른이라서,곧 마흔인데,시간이란 그렇게 분초로 나눠서 자신을 가두는 종족은 지구상에 인간 밖에
없습니다.인간만이 나이라는 약점을 공략해서 돈을 쓰고 감정을 소비하게 만들죠.그게 인간이 진화의 대가로 얻은 신피질의 재앙이에요.서른도,마흔도 고양이한테는 똑같은 오늘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