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자기 처음 만난 날, 난 자기를 아빠가 보내준 줄 알았다?
그래서 아빠한테 그랬던 것 처럼 자기한테 기댔나봐.
자긴 아빠가 아닌데.
자기가 그저 나 자신이길 바란다고 했던 말,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
나 정말 열심히, 열심히 살아.
진작 그랬으면 자기 축하받고 그랬을텐데.
오늘 은다영 만났어.
생각보다 엄청 멋진 여자야.
자길 위해서 다 버릴 수 있대.
난 못 할 것 같은데, 은다영은 그럴 수 있대.
선택해. 그때까진 어떤 말도 하지마.
난 다시 시작하고 싶은거야.
늘 받던 동정보다는 당당하게 이기고 싶은거야.
분명한 건, 나 이제 자기 없이도 살 수 있어.
그러니까 편하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