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남자독백대사 날보러와요-김반장 [김반장] 기억이 안나? 내가 대신 설명해 줄까? (라디오 쪽으로 가서 라디오를 틀며) 어제 나온 방송 그대로 녹음 된거다. (“우울한 편지”가 작게 흘러 나온다) 비 오는 어젯밤에 넌 이 노래를 듣고 있었어.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오고 노래는 들려오고. 어느새 몸이 근질근질 거리기 시작하지. 이 노래만 들으면 네가 늘 하는 짓이 있으니까. 주인집 아줌마 방에선 티비 연속극 소리가 흘러나오고 넌 네 방에 불을 켜둔 채로 슬그머니 집 밖으로 빠져 나왔지. 그리고선 캄캄한 어둠속을 이리저리 돌아 다녔어. 오늘은 누굴까? 오늘은 누굴까? 그렇지? 그리고 갈대밭에 숨어서 여자가 지나가길 기다려. 비까지 흠뻑 맞으면서. 그래도 너한텐 그 모든게 즐겁지. 짜릿하고 즐겁지? 그래서 어제는 여자 몸에 이런 걸 쑤셨어. (복숭아 조각들을 비추며) 복숭아를 몇 조각 넣었는지는 기억나? 한조각, 두조각, 세조각...